칼럼
치과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빛, ‘레이저’의 진화와 활용 [김현종의 백세 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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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105967?sid=101
치과에서 ‘레이저 치료’라고 하면 여전히 피부과나 안과에서만 사용하는 장비로 인식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플란트, 치주 치료, 잇몸 성형, 통증 완화, 심미 치료 등 치과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중요한 치료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단순한 보조 장비 정도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정밀 치료와 회복 관리를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발전하는 추세다.
레이저(Laser)는 특정 빛 에너지를 조직에 전달하는 장비다. 일반적인 치과 기구가 금속의 물리적인 힘으로 조직을 절개하거나 삭제한다면, 레이저는 빛 에너지를 활용해 조직을 절개하고 소독 및 응고시킨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치과에서는 어븀야그(Er:YAG) 레이저, 이산화탄소(CO₂) 레이저, 엔디야그(Nd:YAG) 레이저, 다이오드(Diode) 레이저 등이 주로 사용되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적용 분야가 다르다.
환자들이 레이저 치료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출혈과 통증의 감소다. 레이저는 절개와 동시에 지혈 효과를 낼 수 있어 일반적인 수술보다 출혈이 적고 진동과 소음이 적어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잇몸 수술이나 임플란트 주변 염증 치료 시 회복 속도가 빠르고 부종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임플란트 주위염(Peri-implantitis) 치료에서도 레이저 활용이 늘고 있다. 임플란트 주변에 세균과 염증이 생기는 이 질환은 치료가 까다로운 편이다. 기존에는 기구를 이용해 표면을 세척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레이저로 세균과 염증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법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일부 레이저는 임플란트 표면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탁월한 살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치주 치료에서도 레이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잇몸 안쪽의 염증 조직 제거와 치주낭 소독 등에 활용되며 기존 스케일링과 병행할 경우 염증 감소와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심미 치과 영역 역시 레이저 활용이 빈번하다. 잇몸 라인을 다듬는 잇몸 성형, 검게 변한 잇몸 색소 제거, 작은 점막 병소 제거 등에 사용되는데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빨라 환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라미네이트 제거’가 주목받고 있다. 노후화된 라미네이트를 교체할 때 과거에는 기구로 세라믹을 직접 갈아내야 했으나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아 손상 위험도 뒤따랐다. 반면 특정 레이저를 이용하면 라미네이트 내부의 접착층을 선택적으로 약화시켜 치아와 세라믹을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건강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방식은 세라믹과 치아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워 치아 삭제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지만 레이저는 보존적인 제거가 가능하다. 또한 진동과 소음이 적어 환자의 불편함도 줄여준다. 재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보철물을 얼마나 안전하게 제거하느냐가 중요한 치료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레이저는 ‘광생물 조절(Photobiomodulation, PBM)’ 효과를 통해 상처 회복과 통증 감소에도 기여한다. 약한 에너지를 이용해 세포 회복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턱관절 통증이나 구내염 관리, 수술 후 회복 단계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다만 레이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장비는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료 목적과 적응증에 맞게 정확히 사용해야 하며 무엇보다 술자의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하다. 잘못 사용할 경우 정상 조직 손상이나 과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안전 교육과 정밀한 조작이 필수적이다.
치과 치료의 흐름은 단순히 ‘빠른 치료’를 넘어 ‘덜 아프고 회복이 빠른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레이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비 자체보다 그 장비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