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두통의 원인이 턱관절 때문이었다고? [김현종의 백세 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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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108315?sid=101
종종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에서 턱관절이 문제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두통의 원인은 워낙 다양해서 신경과나 정형외과 등에서 여러 검사를 받아도 이렇다 할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환자들은 두통뿐만 아니라 목 통증, 어깨 결림, 귀 통증, 안면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시에 호소하곤 한다. 결국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치과에서 턱관절 질환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여러 증상과 함께 두통까지 말끔히 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이 턱관절 질환을 단순히 ‘입이 잘 안 벌어지는 병’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얼굴과 머리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턱관절은 귀 바로 앞에 위치한 작은 관절이지만 이 관절을 움직이는 저작근(음식을 씹는 근육)은 관자놀이, 뺨, 목 근육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턱관절이나 저작근에 문제가 발생하면 통증이 턱 주변에만 머물지 않고 머리, 목, 어깨까지 퍼지기 쉽다. 특히 턱관절 장애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관자놀이 부근의 두통이다. 음식을 씹을 때 사용하는 중요한 근육인 관자근(Temporalis Muscle)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마치 편두통과 흡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무겁거나 턱관절 주위가 뻐근하다면 밤새 이를 갈거나 이를 꽉 물고 자는 습관이 없는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혼자 잘 때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지만 동반자로부터 “이를 심하게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에는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량의 증가가 턱관절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물게 되는데 여기에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는 잘못된 자세가 더해지면 목과 턱 근육이 동시에 강하게 긴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맞닿는 시간은 하루를 통틀어 1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흔히 ‘멍하니 있을 때’를 보면 입술은 가볍게 닫혀 있거나 벌어져 있어도 치아끼리는 미세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가 정상적인 구조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업무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인해 하루 종일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턱관절 질환이 의심될 때 어떤 증상들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까. 첫째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귀 앞쪽에서 ‘딱’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 둘째는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턱이 걸리는 느낌이 들고 음식을 씹을 때 귀 앞 부근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셋째는 원인 모를 두통이나 목·어깨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다.
이러한 증상 중 여러 가지가 겹쳐서 나타난다면 정밀한 턱관절 검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턱관절 질환은 초기 단계라면 수술 없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오히려 초기에는 병원 치료보다 일상 속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강력한 치료법이 된다. 우선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당분간 멀리해야 한다. 껌을 오래 씹거나 오징어, 육포, 얼음 등을 깨무는 습관은 관절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턱을 괴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 역시 관절에 비대칭적인 부담을 준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의학계에서 턱관절 질환을 일종의 ‘생활습관병’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 관리, 스트레스 조절만으로도 증상이 극적으로 호전되는 환자가 매우 많다.
만약 증상이 다소 진행된 상태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며 이갈이나 이 악물기 습관이 통제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된다. 상태에 따라 보툴리눔 톡신 주사나 턱관절 세척술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 중증 환자에 해당하므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신호가 왔을 때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턱관절 질환은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만성화되면 관절 내부 디스크의 위치가 변형되거나 심할 경우 뼈가 깎이는 퇴행성 골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반복적인 통증이나 이상 징후가 지속된다면 치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두통이 있다고 해서 원인이 반드시 머리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목 디스크가 원인일 수도 있고, 시력 저하나 눈의 피로 때문일 수도 있으며, 의외로 턱관절의 비명이 두통으로 번진 것일 수도 있다. 만약 잦은 두통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검사를 받았음에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했다면 한 번쯤은 치과를 방문해 턱관절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한경비즈니스외고
